다섯 자매가 펼친 다섯 색깔 이색 전시회
4월 서울 인사동 동덕아트갤러리에서 이색적인 전시회가 열렸다.‘다섯 자매- 오색오미
전(五色五美展)’으로 구매화, 구지연, 구여혜, 구순원, 구유진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여성들간의 친밀감을 표현할 때 흔히 ‘자매’란 말을 쓰는데, 이들은 단순히 의자매 사이
가아니라 실제 자매다.다섯자매가 나란히 작품을 내거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되었던
‘다섯 자매-오색오미전’은, 자매 모두가 각자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낵 있는 베테랑들
이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뉴욕에 있는 큰언니가 같이 전시를 해보자며 아이디어를 냈어요. 자랄 때는 같이 자랐
지만, 출가를 하게되면서 무슨일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각자 분야
는 다르지만, 지금까지 자신이 이룬성취를 나누어 보고, 저희를 키워주신 아버지께 저
희의 작품을 보여드리자 라는 의미의 전시회였습니다. 아버지께선 너무 대견해하시고,
저희는 저희 나름대로 서로의 소중함과 따뜻한 마음을 확인하는 귀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들 다섯 자매의 부친은 ABC화장품(현 태평양화학) 창업멤버 구용섭 씨로 유기화학을
전공, 어머니는 간호학을 전공했다.미술과는 전혀 상관없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딸 다섯
이 모두 예술의 길에 들어섰다는 점이 이채롭다. 또 특이하게도 분장을 하는 막내 구유진
씨를 제외한 네 자매는 우연하게도 모두 꽃을 테마로 작품을 하고 있다.
“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있게 사는 삶인지 실천으로 보여주셨던 어머니, 그리고 현재의
삶까지 존경할 수 있는 아버지의 영향과 친할머니의 옛 여인의 야무진 솜씨를 이어받아
다섯자매가 각자의 위치에서 충실히 자신의 몫을 감당하고 자신의 재능을 계발하여 살아
온 것 같습니다. 유난히 꽃에 심취하는 미적 감각은 꽃을 사랑하시는 부모님 덕분인 것
같습니다. ”
홍익대를 나와 30년째 뉴욕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50이 넘어 디지털 순수미
술로 창작활동을 하게 된 맏언니 구매화 씨. 그녀는 자식들 교육 방침이 남달랐던 부모
님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좋은 성적으로 미대에 입학했다. 하지만 둘째 구지연 씨가 미
대에 들어가고 싶다고 했을 때, 무슨 이유인지 부모님께서는 반대를 했고, 결국 네 살
터울이 있는 큰언니 구매화 씨의 지도 하에 미술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하루종일
그려놓은 데생을 식빵으로 북북 문질러 지워버리는 큰언니의 혹독한 훈련을 받았더 그
녀는 현재 뉴욕에서 정세하고 감각적인 꽃 그림을 주로 그리는 보태니컬(Botenical; 극
사실적 식물화)아티스트로 활동해오고 있다.
추계예술대를 나와 지난해 미주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초대전으로 주목받은 셋째 구
여혜씨 또한 우여곡절 끝에 미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자녀들을 여러 분야에서 일하게
만들고 싶었던 부모님은 셋째 구여혜 씨는 사회복지를 전공하길 바랐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구여혜씨는 부모님의 뜻을 거역하고 자신이 직접 아르바이트를 하며 화실
에 다녔다. 그리고 미대에 입학해 한국화를 전공하였다.
넷째 구순원 씨는 힘들게 미술공부를 한 셋째 언니의 도움으로 아버지를 설득, 제대로
된 미술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졸업 후, 태평양화학 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결혼 후
전업주부가 되었으나, 둘째 언니의 도움을 받아 공백기를 넘어 뒤늦데 보태니컬 아티스
트가 되었다.
막내딸 구유진 씨는 7세 때 무용을 시작해 전국대회마다 대상을 휩쓰며 어머니의 귀여
움 속에 무용가를 꿈꾸며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분장을
접한후, 분장계의 대부였던 고 전예출 선생님의 분장 계보 최고 수석 제자로 15년 간을
사사했다. 고 전예출 프로 메이크업의 창단 이전부터 수석 아티스트로 수많은 작업을 하
면서 프랑스, 일본, 독일, 미국 등 외국 여러 곳에서 공부한 그녀는 오페라<나비부인>
<라보엠> <아이다>, 뮤지컬 <캣츠> <아가씨와 건달들> 등 작품 1000여편의 분장을 담
당했다.
서로의 정신적 지지자로, 예술적 동료로, 든든한 후원자로 그리고 따끔한 조언자로 살
아온 다섯 자매의 30여 년.이들은 전시회의 작품들을 통해 “서로가 알지 못했던 다른 모
습을 발견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며, 각자 자신의 분야로 돌아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자극과 활력소가 될 석 같다고 한다. 앞으로 “다섯자매가 모두 모여서 하는 전시
회는 힘들것 같다”고 하니, 우리의 구유진 씨를 뺀 나머지 자매들은 개인 전시를 통해,
구유진 씨의 분장예술은 공연을 통해서나 만나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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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sfmakeup 
